디지털 노마드의 준비물, 최소한만 챙긴다는 게 가장 위험했다
‘디지털 노마드는 짐이 가볍다.’ 유튜브와 블로그에서는 노마드들이 백팩 하나만 들고 세계를 누비는 모습이 많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충분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다낭에서 첫 한 달을 보내면서 깨달았다. 노마드의 짐은 부피보다 ‘기능’과 ‘위기 대응력’이 중요하다. 가볍게 나왔다가, 현지에서 비용을 더 쓰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디지털 노마드로 생활하면서 꼭 필요했던 준비물들을 경험 기반으로 정리했다. 단순히 “이거 챙기세요”가 아니라, 왜 필요했고 안 챙겨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실제 사용하면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까지 설명한다. 앞으로 해외에서 원격 근무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 글이 짐 싸기 전에 반드시 참고해야 할 현실적인 리스트가 될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필수 IT 장비 – 노트북, 마우스, 멀티탭은 생존 도구다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단연 노트북이다. 나는 맥북 에어 M2를 사용했고, 성능 면에서는 만족했지만 예상 못 한 문제가 있었다. 인터넷 회선이 안정적이지 않은 지역에서는 고성능보단 발열과 배터리 유지력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카페에서 하루 종일 일하려면 발열이 적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기종이 훨씬 유리했다. 개인적으로는 충전기 없이도 5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노트북이 디지털 노마드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느꼈다.
마우스는 생각보다 중요한 도구였다. 터치패드만으로는 장시간 편집, 문서작업이 어렵다. 무선 마우스를 챙겨갔지만 현지에서 고장 나버려, 현지 전자상가에서 유선 마우스를 급히 구매했다. 가격도 비싸고 성능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예비 마우스 하나쯤은 챙겨가는 것이 현명하다. 멀티탭도 꼭 챙겨야 하는 장비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콘센트 모양이 제각각이고, 숙소에는 1~2구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여러 전자기기를 동시에 충전하려면 멀티탭은 생존 도구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연결 필수품 – 유심, eSIM, VPN의 실제 중요성
디지털 노마드에게 인터넷 연결은 숨 쉬는 것과 같다. 나는 첫날 공항에서 비나폰 유심을 구입했고, 30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약 12,000원)를 사용했다. 카카오톡, 줌, 구글 드라이브 같은 기본 서비스는 무리 없이 작동했지만, 일부 한국 서비스는 해외 IP 차단으로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은행 앱이나 주민등록 관련 인증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아서 당황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려면 반드시 VPN을 미리 설정하고 가야 한다. 나는 Surfshark 유료 VPN을 사용했고, 한국 IP로 접속이 가능해서 여러 상황에서 유용했다.
요즘은 eSIM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에서도 eSIM은 필수로 언급된다. 나도 후반에는 현지 유심 대신 eSIM으로 변경했는데, 스마트폰을 껐다 켜거나 유심을 바꿀 필요 없이 바로 연결되는 편리함이 있었다. 여행이 잦거나 여러 국가를 이동하는 경우라면, eSIM은 연결 유지를 위한 최고의 선택지다. 단, 본인의 스마트폰이 eSIM을 지원하는지 꼭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안전망 – 여행자 보험, 보안 저장장치, 신분증 복사본
초보 디지털 노마드일수록 가장 간과하는 준비물이 바로 여행자 보험이다. 나는 출국 직전에서야 보험을 들었고, 다낭에서 음식으로 배탈이 나 병원에 갔을 때 진가를 체감했다. 병원비는 15만 원이었지만, 보험사에 청구해 전액 환급받았다. 디지털 노마드는 한 달 이상 체류가 많기 때문에, 단순 여행자보험이 아닌 장기 체류형 글로벌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실비 중심의 플랜보다는 진료비 보장 범위가 넓은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또 하나 놓치면 안 되는 건 보안 저장장치다. 나는 외장 SSD에 업무 백업을 매일 했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할 때를 대비해 클라우드 + 물리 백업을 병행했다. 이와 함께 여권, 국제면허증, 카드 사본 등을 인쇄해서 지갑과 별도로 보관했다. 만약 분실이나 도난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디지털 노마드는 도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직업형 여행자다.
디지털 노마드의 짐은 ‘가볍게’가 아닌 ‘전략적으로’ 싸야 한다
디지털 노마드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물건들은 단순히 기능만이 아니라, 삶의 리듬과 업무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들이다. 노트북, 마우스, 멀티탭, 유심, VPN, 보험, 백업 저장소… 이 모든 준비물은 하나라도 빠지면 바로 불편과 비용으로 이어졌다. 특히, 현지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비싸게 파는 장비일수록 출국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절약이다.
무조건 짐을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여행자가 아닌 노동자이자 생활자이기 때문이다. 내 경험을 통해 단언할 수 있다. 최대한 가볍되, 빠질 수 없는 장비만큼은 전략적으로 챙겨야 한다. 그것이 디지털 노마드의 진짜 생존력이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최소 비용, 최대 효율’의 노마드 라이프를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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